구은정작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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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서울문화재단/ <용사의 연금술>
은 개인의 심리적 쟁점(불안, 불균형, 트라우마 등)을 들여다보고 그것을 다루기 위한 무기나 장치를 고안하고 예술가와 협업하여 제작하는 프로젝트이다. 은 ‘재활’에 대한 아이디어로 시작되었다. 신체의 기능을 회복하도록 돕는 ‘재활’처럼 마음도 그런 게 가능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마음은 몸과 달리 명료하지 않았고, 에 참여한 용사와 만날 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 이 ‘재활’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회복해야 할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 간절히 아끼는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이 었다. 우리는 저마다의 불꽃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계속 타오를 수 있게 노력하고 있었다. 불꽃은 때로 약해지고 작아지지만 꺼지 지 않았다. 모두 마음속에 흔들리는 불꽃을 지니고 가장 자기다운 것을 빚..
2025.05.25 -
(교육) 인천문화재단/ <복잡해지기 전에 만지작만지작>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기획하고 운영 할 때, 대상, 환경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특히 재단에서 지원금을 받아 진행하는 경우, 처음과는 다르게 재단에서 요구하는 포맷 등을 신경쓰다가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는 한다. 그러다보면 시작할 때의 말랑거리는 마음을 잊게 되는데 이 프로그램은 그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몸으로 체감하는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다. 복잡해지기 전에 만지작만지작, 궁금한 것은 일단 만져보기, 뭔가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가장 창의적인 것을 해야되겠다는 부담도 내려놓자. 오로지 필요한 것은 호기심과 그냥 재미있게 놀아보겠다는 마음가짐이다. 작업실에 있는 재료들을 이것저것 가져와서 테이블에 늘어놓았다. 이 재료들도 나의 호기심을 기준으로 선택된 것들이다. 형태가 재미있어서..
2025.04.12 -
(전시)앤트리갤러리, <부드러운 주먹 떨리는 중심>
나의 외할머니는 눈이 안 좋으셨다. 나를 알아보려고 하던 그 촉감을 기억한다. 그녀는 나의 손을 더듬거리며 누르고 쓸고 감싸며 안았다. 나는 그녀가 온 힘을 다해 나에게 전달하려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무언가 따뜻하고 말랑거리는 것이었다. 할머니의 방에는 쿠션이 가득했다. 멍이 들지 않기 위해 삼촌이 만들어놓은 장치인 스펀지, 테이프, 바람을 막는 에어캡. 할머니가 취약해질수록 쿠션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나는 그 쿠션을 심리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혼자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 모든 것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 할머니가 조금씩 떼어져 방으로 옮겨지는 것처럼 점점 방은 뚱뚱해지고 할머니는 야위어 갔다. 그렇게 할머니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조금씩 떼어져 풍경이..
2024.04.12 -
(전시) 배렴가옥 창작실험실 <마음의 물성>
배렴가옥에서 펼쳐지는 구은정 작가와의 협력 프로젝트는 변화하는 마음의 형태와 물성을 상상하여 만들고, 이를 기록하는 과정입니다. 지금까지 흘러가는 것에 대해 은유적으로 기록해온 작가는 배렴 가옥에서 진행되는 이번 창작 실험실에서 여러 모양의 마음을 다양한 질료로 제작합니다. 작가는 변덕스러운 여름의 날씨와 같이 흘러가는 마음의 형태와 그때그때의 기분을 어렴풋이 붙잡아 빚어내고 있습니다. 물리적인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 사랑이나 영원, 죽음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은 서로에게 다가오는 모양도, 온도도 다릅니다. 자신이 느낀 비물질적인 상념을 타인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우리는 실재하는 다른 어떤 것에 빗대어 설명하고는 합니다. 이처럼 비유의 방식은 명확하게 그려내거나 표현할 수 없는 막연한 감각들과 기분을 적..
2024.04.12 -
(전시)모두예술주간 2023: 장애예술매니페스토 <무리무리아무리>
‘장애인의 예술가되기’ 또는 ‘장애인을 예술가로 만들기’가 아닌 ‘장애/비장애인의 예술하기’ 관련 실제 모습과 다양한 상을 탐색한다. 한 사람의 ‘예술하기’는 공연이나 전시를 하는 것 외에 일상적 리서치, 자기 탐색, 비예술적 행위 등 여러 방식으로 시도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무리 해도 삶에 무리가 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많은 예술가들이 비가시적이거나 지난한, 그 무리한 작업의 과정을 이어간다. 반면 예술계 안에서의 장애인의 ‘예술하기’는 작품의 완성 및 발표, 전업작가 되기 등으로 한정되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장애인을 둘러싼 불안정한 삶의 환경, 성인 이후 사회적 활동 기회의 부족 등과 관련이 높다. 이때 ‘예술’ 또는 ‘예술하기’가 한정된 상을 전제한다는 것, 또한 그것이 직업군 ..
2024.04.12 -
(전시) 탈영역 우정국, <초대의 감각>
이 전시는 초대라는 단어를 둘러싼 여러 물음들, 누구를 초대할 것인가, 누가 초대할 것인가의 문제에서부터, 이 단어와 연결되는 다양한 쟁점들을 여러 감각을 통해 표현한다. 시각 이미지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누군가에게 시각 이미지로 만들어진 작품은 어떻게 번역되어 전달될 수 있을지, 사운드로부터 가장 먼 곳에 있는 관람객에게 사운드 작품은 어떻게 가 닿을 수 있을지. 이것은 오직 만져서만 알 수 있는 누군가의 마음이기도 하고,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누군가의 세계를 다른 감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전시를 통해 가장 멀리에 있는 사람을 초대 하고, 가장 멀리에 있는 사람에게 초대 받는 감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글/ 다이애나 랩 ● 초대의 감각● 기간 : 2021.5..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