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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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앤트리갤러리, <부드러운 주먹 떨리는 중심>
나의 외할머니는 눈이 안 좋으셨다. 나를 알아보려고 하던 그 촉감을 기억한다. 그녀는 나의 손을 더듬거리며 누르고 쓸고 감싸며 안았다. 나는 그녀가 온 힘을 다해 나에게 전달하려는 그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무언가 따뜻하고 말랑거리는 것이었다. 할머니의 방에는 쿠션이 가득했다. 멍이 들지 않기 위해 삼촌이 만들어놓은 장치인 스펀지, 테이프, 바람을 막는 에어캡. 할머니가 취약해질수록 쿠션은 더 잘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나는 그 쿠션을 심리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혼자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 모든 것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불안. 할머니가 조금씩 떼어져 방으로 옮겨지는 것처럼 점점 방은 뚱뚱해지고 할머니는 야위어 갔다. 그렇게 할머니의 경계는 점점 사라지고 조금씩 떼어져 풍경이..
2024.04.12 -
(교육) 경기문화재단, 짓다:살다가 프로그램을 이겨라, <울음을 참다가>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한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매개자 연수 프로그램인 '짓다:살다가_ 프로그램을 이겨라'의 워크숍 중 한 파트를 맡아 작업하였습니다. 이 워크숍은 기승전결이 없는 워크숍으로 각 참여자들이 원하는 속도대로 원하는 방향대로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하였습니다. '울음을 참다가'는 워크숍 제목과 동일한 작업이며 여러 사람들과 만나 진행하는 명상적인 퍼포먼스 작업입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크기의 비누 덩어리를 들고 와 자신의 집착, 미련, 슬픔을 새겨 넣거나 깎아 냅니다. 공간 가운데에 설치된 대형수조에 비누를 닦아내며 다듬습니다. 덜어내고 깎아내고 씻어내는 실제적인 행위가 슬픔이라는 심리와 연결되는 작업입니다. ● 짓다:살다가_프로그램을 이겨라● ..
2024.04.12